여전히 예쁘더라

주현민

우리가 헤어진 후,

혼자 찾아간 그 고대 앞

낡은 간판 아래 멈춰 서니

웃고 또 울던 날이 생각나

 

소주잔의 서운함도

네 웃음에 녹아내리던

그때 우릴 떠올리다

잠시 그때로 돌아간 듯해

 

그리움에 잠겨 바라본 그곳에

믿기 힘든 만큼, 네가 있더라

내가 늘 앉던 그 자리는

이젠 다른 사람이 웃고 있더라

오늘, 잔인한 현실 앞에 서 있네

 

여전히 예쁘더라, 그 미소

낡은 벽기둥에 기대어

어린아이처럼 널 몰래 봤어

혹시 눈이 마주칠까 봐

 

가슴 조이듯 바라봤지만

새로운 그를 보는 그 눈빛

참 잔인하게, 아름답더라

 

이제는 내가 아닌 그 사람이

너의 하루를 대신 채우고 있더라

비어 있는 듯한 그 자리에

시간만 멈춰, 나만 서 있더라

 

애써 고개를 숙이니

네가 사준 낡은 운동화 위로

눈물만 의미 없이 떨어지네

 

여전히 예쁘더라, 그 미소

낡은 벽기둥에 기대어

어린아이처럼 널 몰래 봤어

혹시 눈이 마주칠까 봐

 

가슴 조이듯 바라봤지만

새로운 그를 보는 그 눈빛

참 잔인하게, 아름답더라

 

소설 속 한 장면 같던 오늘,

끝을 알아도 페이지를 덮지 못하듯

붙잡을 수 없는 인연이란 걸

이제야, 조금은 알겠어

 

여전히 예쁘더라, 그 미소

낡은 벽기둥에 기대어

어린아이처럼 널 몰래 봤어

혹시 눈이 마주칠까 봐

 

가슴 조이듯 바라봤지만

새로운 그를 보는 그 눈빛

참 잔인하게, 아름답더라

 

이 골목 어딘가엔

아직, 우리 웃음이 머물러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