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시작

허진호

이렇게 끝나는 거라면

이쯤에서 멈추는 게 맞겠죠

우리 참 많이도

잘 버텨왔는데

이제는 놓아야 하나 봐요

 

누굴 탓할 수도 없죠

그저 서로가 지쳐간 거죠

우릴 위한 말들도

이젠 상처가 되죠

 

아무 말도 말아요

그 어떤 말도 위로가 안돼

우리의 날들이

흔해빠진 이별이 되는 게 아파요

그냥 조용히 보내고 싶어요

 

이제 잡을 수 없죠

이미 멀어진 우리 사인데

나를 보는 눈빛도

차갑게 식어있죠

 

아무 말도 말아요

그 어떤 말도 위로가 안돼

우리의 날들이

흔해빠진 이별이 되는 게 아파요

그냥 조용히 보내고 싶어요

 

이 기나긴 침묵의 끝에

이별이 시작되겠죠

마지막으로 그댈 안아보죠

 

뭐라고 좀 해봐요

우리 이별이 시작되는데

이렇게 끝나면

나 없이도 정말로

잘 지낼 건가요

거짓말인 거

다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