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홍경민

집에 가는 길이

오늘따라 너무도 길다

가서 뭘 먹을까 친굴 만나볼까

어느 하나 맘에 들지가 않아

 

다못한 일들은

오늘 끝낼걸 그랬나봐

내일 아침 되면 다시 시작인데

그게 뭐라고 왜 남겨뒀을까

 

너무 앞만 보고 달리는걸까

나만 뒤쳐질까 두려워

시간이 가면 좀 나아질까

달라질거 없는 이런 하루

 

옆에 앉은 이 사람은 어떨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할까

나만 이런게 아닐거라고

말이라도 해주면 좋겠어

 

늦기전에 그만두면 어떨까

다른 꿈도 아직 있는데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고야 만다

 

아무 생각없이 눕고만 싶다

힘든 기억조차 남지 않도록

그냥 이렇게 버티고 간다

하얗게 불태운 나의 하루

 

집에 가는 길이 오늘따라

너무도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