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난

김길영

어쩌면 난

네가 흘린 작은 말들에도 오래 머물러

별일 아닌 표정 하나로

하루를 꾹 참고 견뎌내곤 해

 

가까이 있어도 더 멀게 느껴져

말하려다 삼킨 말들만 쌓여

 

괜찮아 보였던 날들 뒤에

천천히 너로 흔들리는 내가 보여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

왜 꼭 마지막에야

마음은 너에게 가 있을까

 

지금도 난

네가 웃던 순간들만 괜히 반복하곤 해

별것 아닌 얘기 속에도

너를 찾고 있는 나를 바라봐

 

숨기려 해도 티가 나는 마음이

어느새 너에게 기울어져가

 

괜찮아 보였던 날들 뒤에

천천히 너로 흔들리는 내가 보여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

왜 꼭 마지막에야

마음은 너에게 가 있을까

 

멀리 가지 마

내가 아직 말하지 못한

그 마음까지 들킬까 봐

조심스러웠던 것뿐이야

 

괜찮아 보이려고 애쓰던 날들이

이젠 전부 너라는 걸 알았나 봐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

왜 꼭 마지막에야

마음은 너에게 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