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소멸

해로이키

하물며 내린 가여운 감정은

조용히 더 아득해져만 가고

찬란한 어둠 너머

네 곁을 겨눈 그 순간

몰아친 너의 숨을

그치며 네게 다가가

 

무딘 날에 비친

선한 그림자 속

널 담은 아슬한

저 한 켠 사이가

망설임 끝내

무너진 공허함에 싸여

널 닮아간 나를 감싸게 해

 

난 초라한 몸을 이끌고 나와

텅 빈 거리 위를 헤매고는

멍한 채로 주저앉아

그을린 하늘 밑 떨어진 빗물을

웅크린 품 위로 적셔가고

 

하물며 내린 가여운 감정은

조용히 더 아득해져만 가고

찬란한 어둠 너머

네 곁을 겨눈 그 순간

몰아친 너의 숨을

그치며 네게 다가가

 

바라온 시간의 끝엔

네가 서있어 전부

휘몰아친 순간

모든 장면이 널 향해있는걸

아득한 너머에

 

메마른 입술 위 맺힌 채

버텨온 힘겨움에 져

피어난 손길 위 또 난

젖은 머리칼 뒤로 감춰가는걸

 

우린 뜨거운 태양 밑 저물고

따스함 속에 녹아내려가고

 

하물며 내린 벅차온 감정은

조용히 더 아득해져만 가고

찬란히 만개한 날

네 곁에 머문 그 순간

몰아친 너의 숨을

그치며 네게 다가가

 

막연히 내린 찬란한 감정은

조용히 더 아득해져만 가고

찬란한 어둠 너머

네 곁을 겨눈 그 순간

몰아친 너의 숨을

 

바라온 시간의 끝엔

네가 서있어 전부

휘몰아친 순간

모든 장면이 널 향해있는걸

아득한 너머에

 

맞이할 우리의 끝마저 타고

무던함 속 피어난 널

끌어안고 뛰어

잠든 밤 너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