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하오리

보이지 않는 끝을 따라 걷다

 

무수히 펼쳐진 아름다운 거리를

 

아무도 본 적 없는 경치를

 

내가 보고 있다고 굳게 믿었지

 

맑은 유리 벽 넘어

 

반짝이는 자유의 물결

 

온전히 나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후회 속에 묻힌 나의 꿈의 잔해들

 

유한하기만 할 줄 알았던 오늘과

 

무한하기만 할 줄 알았던 시간들

 

세상이 나를 가두고 있다 믿었던

 

작은 어항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

 

조용히 먼저 가던

 

어제의 비친 내 모습이

 

희미해지는 기억의 파편 속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불러본다

 

어항 속에 갇힌 추억의 조각들

 

맑은 유리벽 넘어

 

반짝이는 자유의 물결

 

이젠 조금씩 발을 내딛을게

 

고스란히 묻힌 꿈의 잔해 사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