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에

가원

조용하게 내려앉은 이 밤

눈송이처럼 번지는 너

아무 표정 없이 걷는 나도

사실은 마음이 흔들려

 

흰 거리 위에 남겨진 발자국

너와 걸었던 기억 같아

잊으려 해도 더 선명해져

겨울이면 네가 떠올라

 

서둘러 외면해 봐도

자꾸 돌아오잖아

네가 머물던 그 자리로

 

이 겨울에 난 아직

너를 사랑하고 있나 봐

눈 감으면 너의 온기가

내 안에 살아나

돌아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왜 자꾸 기대하게 될까

차가운 이 겨울에

난 너를 불러

 

커피잔 위에 피어오른 김

너의 숨결처럼 따스해

사소한 모든 순간들까지

아직은 너라서 아파져

 

하루가 흘러도

조금도 옅어지지 않는 마음

어쩌면 난 그대로인가 봐

 

이 겨울에 난 아직

너를 잊을 수가 없나 봐

내일도 너를 생각하면

조금은 괜찮을까

돌아설 수 없을 만큼 깊어서

다 지난 사랑이라 해도

쓸쓸한 이 겨울에

또 너를 그려

 

혹시 네 마음 안에서도

나 살아 있진 않을까

흔적이라도 좋으니

사라지지 않길

 

이 겨울에 난 오늘

또 널 기다리고 있나 봐

하얗게 멀어지는 뒷모습

그 자리에 멈춰서

얼어붙은 내 마음이

다시 녹을 수 있다면

이 겨울에

한 번만 더

날 바라봐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