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유라(youra)

내가 사랑했던 건

결승선을 목전에 두고

작은 행복 작은 차원까지

앗아 가고 있어

 

저 망원경은 수년간 바닥을 향했었고

별이라 불리던 건 실체가 없어

 

‘1993년’

잘 다듬어 깎은 사과와 마른 몸

모든 축복을 집어 삼키고서

난 지쳐 버린 새의 깃털만 어루만졌어

왜 너는 나를 만났어

왜 너는 나를 만났어

 

걷지도 못하는 발목을 훔치고 나니

난 너를 따라갈 수 없었고

나비 분만 날리며 꽃이 떨어지고 있어

 

‘1993년’

세상은 틀림없이 괜찮아진단다

1993년 1993년

 

넌 참 매정해

아니 여인아 너는 사실 충분했었어

난 가끔씩 희망을 희망한다고

말해도 될까?

 

절망만 아홉 번 천천히 세어 놨는데

딱 한 번 손톱 같은 희망이 자라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