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세진

날이 밝았는지도

모른 채로

들어와 너에게로

슬픔을 맡겨

포근한 너의 위에 누워

이런저런 말을 하다 보면

너만 있으면 될 것 같아

항상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온기로

날 기다려줘서 고마워

내 눈물과 나쁜 마음들이

너를 더럽힌다 해도

아무 말 없이 날 안아줘

울고 싶을 때

소리 지를 때

무서운 꿈을 꿀 때

네가 옆에 있다면

난 괜찮아질 거야

흐르지 않게

새어나지 않게

날 안아준다면

난 아프지 않을 거야

웃으며 잠들 거야

 

요즘은 너무 바빠서

집에 가지 못하고

어딘지도 모른채

잠도 못 잘 때도 있어

당연하다 생각했던 네가

없으니까 더

정말 너만 있으면 될 것 같아

항상 못된 모습으로

못된 말을 해도

날 떠나지 않아 고마워

가끔 너무 지쳐 쓰러져

내 바닥을 보여줘도

아무 말 없이 날 안아줘

울고 싶을 때

소리 지를 때

무서운 꿈을 꿀 때

네가 옆에 있다면

난 괜찮아질 거야

흐르지 않게

새어나지 않게

날 안아준다면

난 아프지 않을 거야

웃으며 잠들 수 있게

잘 땐 행복할 수 있게

생각이 많은 날 위해

네가 더러워질수록 난 편해질 거야

들키고 싶지 않은 눈물을 흘린다면

아무 말 없이 날 안아줘

울고 싶을 때

소리 지를 때

무서운 꿈을 꿀 때

네가 옆에 있다면

난 괜찮아질 거야

흐르지 않게

새어나지 않게

날 안아준다면

난 아프지 않을 거야

웃으며 잠들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