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화

이병찬

차갑게 피고 지는 꿈

손끝에 닿을 듯 말 듯 더 멀어져

아스라이 사라져가

흰 눈꽃이 흩날리는 계절에 서서

잊혀질 때 쯤 찾아와 또 깨어나

 

울다가 웃다가 그대를 찾다가

잊어보려고 발버둥 치다가

얼어붙은 시간 속에 어느새 피어나

그때의 시간이 녹아 내린다

 

진한 향기는 어느새 흩어져가

우두커니 그대로 다시 또 그 자리에

하염없이 기다린다

혹시 길을 잃을까 봐

눈꽃이 나를 감싸도

어느새 금세 또 지고 피어난다

 

날이 선 바람도 차가운 공기도

눈꽃에 가려 어둠 드리워도

달빛에 몸을 기대어 그댈 기다리다가

결국엔 조금씩 시들어가도

 

진한 향기는 어느새 흩어져가

우두커니 그대로 다시 또 그 자리에

하염없이 기다린다

혹시 길을 잃을까 봐

눈꽃이 나를 감싸도

어느새 금세 또 지고 피어난다

 

끝도 없는 기다림 애꿎은 시간

간절했던 오랜 꿈이 무너져도 부서져도

깨우진 말아줘

 

나 아닌 누군갈 사랑한다 해도

몇 번의 계절이 흘러가도 다시 또 그 자리에

하염없이 기다린다

혹시 길을 잃을까 봐

눈꽃이 나를 감싸도

어느새 금세 또 지고 피어난다

 

얼어붙은 시간 속에

오직 내겐 하나뿐인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