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올옷(ALLOT)숨 가쁘게 보낸 날이
흩어진 듯하네
난 무얼 잊고 살았나
정류장엔 쉬어가는
사람들 모두 각자의
집을 찾아 떠나네
툭 툭 툭 떨어지는 빗소리
예고도 없이 쏟아내는 소나기
우산도 없이 젖어버린 머리에
비어버린 마음도 씻겨내려가겠지
쓸어내리는 거야
좁은 길에 모퉁이에
자라나는 것처럼 이겨낼 거야
좁은 길에 모퉁이에
자라나는 것처럼 자라나는 것처럼
야위었던 메마른 풀이
물기 가득 머금은 채로
화분을 빛내고 있었네
텅 빈 내 맘
지나가는 소나기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