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이었나

유명종

어느 날이었나 

이미 난 바라보던 내일마저 놓쳐버렸나 

너저분하게 늘어진

머릿속엔 설렘을 기억해 뒀었나

 

바래진 꽃들의 붉은빛과

엎질러진 공허한 차가운 공기와 

다를 것 없던 어제들을 등에 업고 

주인 없는 발걸음을 이어가

 

Give me one 

시들어가는 나의 뒷모습을 바라봐줘요 

Give me one 

거리를 헤매이며 울던 나를 안아줘요

 

이뤄냈던가 

언젠가 타버릴 거라 믿었던 불안일 텐데 

누구에게나 내주던 어깨에 

나는 기댈 수가 없었던가 

 

누가 나의 마음을 죽였나 

사랑은 날 안아줄 순 없었나 

아득해지는 기억이란 불을 끄고 

주인 없는 집으로 돌아가 

 

Give me one 

시들어버린 나의 뒷모습을 바라봐줘요 

Give me one 

거리를 헤매이며 울던 나를 안아줘요 

 

바래진 꽃들의 붉은빛과 

죽어버린 허망한 나의 사랑과 

다신 넘볼 수 없을 어제들로 

주인 없는 발걸음을 

무너진 집으로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