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문웅주

깜빡 잠든 사이 너는 종일 우울했고

나는 좋은 꿈을 꿔

잠깐 한 눈 팔고 올게 너는 여기에서

착하게 기다려줄래

 

눈물을 뒤집어쓴 호랑이가 말을 거네

슬픔을 뒤집어쓴 강아지가 춤을 추네

 

어울리는 말을 꺼내기는 어제에도

오늘도 어렵기만 해

잠깐 한 눈 감는 사이 너는 도망갔고

흙발이 어지럽히네

 

슬픔을 뒤집어쓴 강아지가 버려지네

눈물을 뒤집어쓴 호랑이가 사라지네

 

빈집에 버려진 작은 의자 하나

앉는 이가 하나 없대

아래로 굳어버린 식은 내 얼굴을 봐

볼에 붙은 먼지를 떼

 

눈물을 뒤집어쓴 호랑이가 춤을 추네

슬픔을 뒤집어쓴 강아지가 춤을 추네

 

다시 진지해진 네가 내게 물어봐도

나는 아무 대답을 해

힘 빠진 사랑을 찾고 싶은 네게는

할 말이 없어지네

 

웃음이 터져버린 호랑이가 춤을 추네

눈물이 터져버린 강아지가 춤을 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