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리

해빈

이불 속에 웅크린 채

한숨만 쉬고 있죠

 

베개 위엔 얼룩진

내 눈물 자국만

 

날 닮아 고장 나버린

움직이지 않는 시곗바늘은

하필 그날에 멈춰

 

이별한 그날부터

정리하지 못한

불 꺼진 쓸쓸한 내 방엔

 

네가 미워 던져 놓은

구겨진 너의 옷과

뒤집어 놓은 우리의 사진까지

 

네가 쓰던 베개와

문 앞에 신발까지 다

정리 못한 내 이별까지

 

넘기지 못한

동그라미 쳐 놓은

우리 기념일까지도

달력에 모두 그대로인데

 

네가 미워 던져 놓은

구겨진 너의 옷과

뒤집어 놓은 우리의 사진까지

 

네가 쓰던 베개와

문 앞에 신발까지 다

너 빼곤 모두 그대론데

 

여전히 내 방엔

쌓여있는 네가 많아서 난

널 치우지 못해

 

아직 버리지 못한

수많은 질문들과

너의 기억들이

내 방에 가득 차서

버리지 못한 채

난 이렇게 울고만 있어

정리 못한 내 마음처럼

치우지 못한 내 방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