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와 고슴도치

김푸름

그저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그렇게나 못된 걸까요

품어져야 하는 것이

누굴 품으려 한다면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데도

그렇게나 미운 걸까요

살아가려 나는 너를

사랑하려는 게 아닌데

 

붙지 않는 자석처럼

맞지 않는 조각처럼

물기 위해 태어난 사냥개처럼

정답을 위해 생겨난 질문처럼

 

갖지 않는 마음들이 당연함인 세상인데

살기 위해 몰라도 될 내 감정이

자꾸만 널 바라보니까

 

드넓은 우주 속 하필이면 이곳에

그대 어쩌다 길을 잃어서

우린 서로 다른 행성의 파편들인데

왜인지 닮아 보였던 건 내 착각일까요

 

붙지 않는 자석처럼

맞지 않는 조각처럼

숨기기 위해 존재한 속살처럼

찌르기 위해 돋아난 가시처럼

 

닿지 않는 마음들이 당연함인 세상인데

살기 위해 몰라야 할 내 감정이

자꾸만 널 바라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