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누가 내 장례식에 와줄 수 있을까

황지언 (hwangjieon)

내가 죽으면

누가 내 장례식에 와줄 수 있을까

아마 한 명도 없을지 몰라

 

여전히 나는 손님이 될 수가 없을까

하지만 이별은 스쳐가

 

모두가 놀던 점심때

혼자 책상을 지켰네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

온몸에 파랗게 멍이 자라나

 

말하지 못할 비밀들이 늘어가

남자 화장실에 내 가방을 던져놓고

바로 뒤에서 웃고 있더라고

엄마한테 한 거짓말

난 잘 지내니깐 걱정 마

 

내가 죽으면

누가 내 장례식에 와줄 수 있을까

아마 한 명도 없을지 몰라

 

일어나

이런 밤

잃어가

어린 날

 

내 감정 이해해 주는 가족도 없더라고

검색을 해봤어 고통 없이 자살하는 방법

그때마다 좁은 거실에서 끼였던 가족

아버지는 날 검은 캐리어 속에 가둬

 

도망칠 곳은 가족도 친구도 없어 난

나에겐 좋은 기억이 하나도 없어 난

나중에 보면 추억이라던데

난 과거를 생각하면 무너지곤 했어

 

사람들은 말하더라고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거래

어렸을 땐 행복하지 않아도

웃었던 나인데

 

내가 죽으면 누가 슬퍼는 해줄까

내가 죽으면 울음보다 웃음이 많을까

 

깨어나지 못하는 영원한 꿈을 꾸면

새로운 밤이 나를 찾아올 거야

사망 보험도 안 들어났네

끝까지 도움이 안 돼서 진짜 미안해

 

내가 죽으면

누가 내 장례식에 와줄 수 있을까

아마 한 명도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