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야지

최백호

바람에 떠밀려

태양이 멀어진다

어둠이 오기 전에

한 번만 더 봤으면

 

아득히 먼 곳에도

까마득한 이곳에도

그 어디에도 넌

어디에도 없구나

 

기다려줘야지

널 데려가야지

저 노을에 녹아

내가 다 없어질 때까지

 

저 바람에 닳아

내가 다 지워질 때까지

기다려야지

널 안아줘야지

 

붉게 무너지는

식어가는 햇살에

행여 무서울까

난 어떡해야 하나

 

기다려줘야지

같이 있어 줘야지

저 노을에 젖어

어둠에 가득 잠길 때까지

 

저 바람에 밀려

내가 다 떠내려갈 때까지

기다려야지

어떻게 너를 너를 두고 가

 

기다려야지

널 안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