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

최제니

나는 이제 바보야

너의 눈치만 보는 바보

나는 바보야

동물이 된 것 같아

동물원 속에 갇혀

애들이 좋아하는 그런 존재

 

너가 달리기를 좋아해서

나도 뛰기 시작했어 요즘

아쉽게 차에 치였어

이게 신의 계신가

거부하고 싶어, 제발

이번만 내 편이 돼줘

이번만 내 편이 돼줘

이번만 내 편이 돼줘

 

하루 종일 너만 기다려

나는 항상 이런 식이었어

주인마냥 내 목숨을 바쳐

돌아오지 않아도

내일이 되면 나는 잊어버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다시 내 목숨을 바쳐

 

나는 이제 바보야

너의 눈치만 보는 바보

그래도 괜찮아

내게 관심을 보여줘

내게 말을 걸어줘

그럼 미친개처럼 순종해

미친개처럼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