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말해줘

하프(HVLF)

얼음같이 차가웠던

그날들이 스쳐가요

빗물에 젖은 우산을

털어내듯 지워가요

 

그대 마음 어딘가에

내가 머물 수 있다면

비가 내려도 좋아

가려질 수 있으니까

 

끝도 없는 마음 하나로

늘 같은 자리에 머문 채

조용히 이름 불러보면

 

날 꼭 기억해 줘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되면

날 안아줘

그땐 미안했다고

무너지는 날 잡아달라고

한 번만 말해줘

 

어딘지 모를 길가에

주저앉은 날 보면서

이제는 다 잊었다고

괜찮다고 날 속이며

 

그대 없는 하루는

숨을 쉬는 것조차 버겁고

그게 내 전부였다고

사랑한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이젠 너무 늦어버린 걸까요

 

날 꼭 기억해 줘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되면

날 안아줘

그땐 미안했다고

무너지는 날 잡아달라고

한 번만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