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말뿐인 말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하니까

안희수

너에게 입을 맞추면 다정한 슬픔이 떠오르지

이상하게 그게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됐고

 

하얀 너의 몸이 나를 감싸면 다시 꿈을 품게 되지

그 밤은 내 영원한 안식처이자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

 

세상엔 말뿐인 말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하니까

너를 위한 이 문장들은 밤낮으로 익혀두고서

선물처럼 건넬게

 

행복을 구걸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 건지

너를 만나 사랑을 배워가면서

순간을 열심히 눈에 담아

 

세상엔 말뿐인 말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하니까

너를 위한 이 다정함은 오래오래 물을 주면서

틈만 나면 건넬게

 

어떤 날에는 네가 주는 마음에서도

짙은 향기가 남아 그리워져

 

오염된 생각들 속에서 사는 게 오랜 습관이지만

너랑 있으면 신기하게 모든 것을 잊게 되니까

네 품 안에서 살게

 

네가 주는 이 사랑 속엔 푸른 멜로디가 있으니

자주 함께 부르자

때로는 멀어져도

지금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