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간은 또 가겠지만

경제환

한 겹씩 널 걷어내길 반복하고

옅었던 내 낮을 짙게 색칠하고

해가 지고 나서야 늦은 생각을 해

 

어떤 하룰 보냈어?

난 그냥 잘 보냈어

 

하고 싶은 말을 또 한 번 삼키고

듣고 싶은 말을 또 한 번 흘리고

 

돌아가고 싶은 곳엔

비라도 흠뻑 내리길

그래도 좋았던 우리가

좋았던 우리가 아니길

 

이렇게 시간은 또 가겠지만

너 없이 웃을 일도 많겠지만

내게 안겨줬던 행복은 말야

무엇도 비교 못해

 

나 괜찮은 모습하고 있지만

사실은 너를 참아내는 걸

늦은 걱정도

늦은 고마움도

이젠 아무 의미도 없단 걸

잘 알아서

 

보이는 너의 흔적을 다 치우고

새로운 날을 맞을 준비를 해도

 

여전하게 남은 너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

천천히 스며들었던 것

처럼 끝도 그러하겠지

 

이렇게 시간은 또 가겠지만

너 없이 웃을 일도 많겠지만

내게 안겨줬던 행복은 말야

무엇도 비교 못해

 

나 괜찮은 모습 하고 있지만

사실은 너를 참아내는 걸

늦은 걱정도

늦은 고마움도

이젠 아무 의미도 없단 걸

잘 알아서

 

너랑 어디든지 떠나고 싶고

나를 부르던 이름과 같이

계속 숨고 싶어

 

혼자가 아닌데도

문득 한 번씩 혼자인 것 같아서

따스했던 그날들을

자꾸 생각하게 되나 봐

 

이렇게 시간은 또 가겠지만

너 없이 웃을 일도 많겠지만

내게 안겨줬던 행복은 말야

무엇도 비교 못해

 

나 괜찮은 모습 하고 있지만

사실은 너를 참아내는 걸

늦은 걱정도

늦은 고마움도

이젠 아무 의미도 없단 걸

잘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