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실

스무살

당신의 손 한 짝

달님의 빛 한 짝

쥐고 걷던 그날이

 

풀 내음 그득한

그날의 공기는

뭐 그리 바빠서

일찍 가셨나

 

동네를 서너 바퀴

돌다 돌다 보면

고민들도 걱정들도 다

훠이 날아가더만

 

오색 빛깔 담은

한 다발의 추억

저 바람 위에

얄궂게 걸려

나풀거리네요

 

걸음걸음마다 개어

마음에 둘 테니

혹여나 그대 내 걱정은 말고

부디 행복을 두어요

 

잡았던 두 손에

땀이 송글송글

그땔 기억할까요

 

수줍던 그날이

설레던 그날이

참 찰나 같아요

 

저기 저 모퉁이를

돌아 돌아서면

혹시 그대 모습 보일까

오늘도 다녀왔죠

 

흐드러지게 핀

한 다발의 추억

바람들 위에 아련히 걸려

나풀거리네요

 

걸음걸음마다 개어

마음에 둘 테니

혹여나 그대 내 걱정은 말고

부디 행복을 두어요

 

그저 행복만 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