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력
달교무슨 말을 해도 안 들을 거야
어떤 말을 해도 못 믿어 다 알고 있지만
오늘은 밤 하늘이 유난히 맑고 밝은 탓에
네가 좋아하는 영화나 볼까
나랑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지겹겠지만
오늘은 내 마음이 준비가 아직 안 된 탓에
달이 밝아서
유독 날씨가 좋아서
세상 온갖 모든 것들이 그 말을 듣기 싫은 이유야
더 차갑게 더 가슴 아프게
어떤 말도 감히 날 떼어낼 순 없어요
잔인하게 날 헤집는 그 말들은 오늘은 듣고 싶지 않아요
무슨 말을 해도 들어줄 거야
어떤 말을 해도 난 믿어 넌 모르겠지만
바보 같은 내 마음은 여전히 네가 가진 탓에
놓으려 해도
끝내 움켜쥐고 마는
구겨진 너의 소맷자락이 내 마음과 함께 찢겨 나가면
더 환하게 더 눈이 부시게
한 번만 더 다시 날 봐줄 수는 없나요
마지막엔 한때는 우리 좋았던 모습만 기억하고 싶어요
더 차갑게 더 가슴 아프게
했던 말도 이제 난 전부 털어낼게요
미련하게 놓지 못하던 바보 같은 난
이제는 그만 포기할게요
이제는 그댈 놓아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