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까지만

안재우

우릴 봐 여기 앉아 아무 말도 없잖아

주변 사람들을 봐 전부 웃고 있잖아

 

너를 봐 지금 내 눈 한 번 못 맞추잖아

괜히 애꿎은 그 반지만 만지작거리네

 

네가 가보자고 했던 곳인데

네가 갖고 싶던 그 신발도 사다 뒀는데

근데 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하루 종일 내 눈치만 보잖아

 

말하지 마

들은 걸로 할게

오늘은 정말 울고 싶지 않아서 그래

말하지 마

너 또한 지금 망설이잖아

아무렇지 않은 척도 잘 못하고 있잖아

 

사실 눈치는 챘어 며칠 전부터

날 안쓰럽게만 쳐다보던 널 보며

다만 예상에서 벗어난 게 하나 있다면

네가 마음먹은 게 오늘이라는 거

 

말하지 마

들은 걸로 할게

오늘은 정말 울고 싶지 않아서 그래

말하지 마

너 또한 지금 망설이잖아

아무렇지 않은 척도 잘 못하고 있잖아

 

그냥 안아주면 안 돼?

그럼 들었다고 칠게

한 번 안아주면 알 것 같아

말로 안 해도

 

오늘따라 더 예쁜데

이제 이런 말도 못 해주는데

전부 하고 갈게 여기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