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던 때에

민조이 (Meanjoy)

시간이 흘러 어쩌면 우리 사이에도

바래진 마음 가득히

바뀌는 계절을 따라

네 맘도 변해가네

 

가을이 무르익던 때에

한참을 서서 바라보던 네 모습

오늘을 위해 익어가던

가을의 끝자락에 저 낙엽처럼

우리의 맘도

 

끝끝내 사라져 버릴 것 같아

사랑은 저 낙엽처럼 흩어져

기억은 추억이 되어 우릴 지나

금세 떠오를 너의 향기에

나 무너져가네

 

시간은 또 흘러 어지러진 우리 사이에도

기억될 또 다른 기억이

그날처럼 고요한 정적 만이

이곳에 흘러가네

 

사랑이 무르익던 때엔

둘만의 시간 속 머물던 내 모습

어제보다 멀어진 오늘은

가을의 시린 향을 꼭 닮아 있어

우리의 맘은

 

어쩌면 그대로 일지도 모르지

머무르거나 잊혀져 가거나

마치 계절이 우릴 지나갈 때

한 움큼씩 가지고 떠난

구름의 조각처럼

 

끝내 사라져 버린 것 같아

지나간 계절의 틈에 잊혀져

기억은 추억이 되어 우릴 떠나

내게 떠오를 너의 모습

우리 잊혀져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