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

공류영

운 좋게 떠오른 말들은

마치 처음부터 내것인양 두르고

어느날 가끔 받을 꽃은

잠시 내어준 당신 마음 같은 것

 

남겨진 문장 속 의미를

여기 두었지 적당한 때를 골라

남몰래 내다버리는 연습

결국 난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사랑한다는 말 끝에

사랑 할 사람이 없다는 말

사랑했냐는 말 끝에

너를 아프게 만들 수 있을 말들만

 

내겐 이런 나쁜 습관이 있어

한데 아름다운 것을 모아

우리를 망가뜨리는 일

그 모든 건 내가 벌인 허상이야

 

남겨진 문장 속 의미를

헤아려봤지 다신 잃기 싫어서

남몰래 내다버리는 연습

결국 난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내겐 이런 나쁜 습관이 있어

한때 사랑했던 것을 모아

우리를 망가뜨리려는 그 모든 건

내가 벌인 허상이야

 

운 좋게 떠오른 말들은

마치 처음부터 내 것인양 두르고

어느날 가끔 받을 꽃은

잠시 내어 준 당신 마음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