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건 지금의 난데 아픈 건 그때의 너야

년수(nyunsoo), 오왈리 (owali)

무릎이 아파

별일 없었는데 그냥 문득

걸음은 느려지고

평평한 길 위에 난 멈춰서

 

숨을 놓아본다

이유 없는 통증 속에

누군가를 따라 걷던

그 시절 내 모습이 떠올라

 

나는 자꾸 돌아섰지

그때 조용히 멈칫하던 순간들

그 망설임이

지금의 나를 아프게 해

 

걷는 건 지금의 난데

아픈 건 그때의 너야

말없이 꺾였던 길 위에

흔적처럼 남아 있는 너

지금도 그때의 너를 데리고

또 한 걸음 또 한 걸음

 

잊은 줄 알았던

수많은 기억이

무릎에 내려앉아

다시 날 멈추게 해

 

내 마음에 멈춘

너의 조각들이

발끝에 스며들어

나를 다시 걷게해

 

걷는 건 지금의 난데

아픈 건 그때의 나야

그 조용한 순간들을

난 아직도 품고 있어

내 안의 그 애틋한 흔적을

또 한 걸음 또 한 걸음

 

아픈 건 지금의 우리가

아니라 그때의 우리야

아직 바보처럼 거기 서있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