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였다

이적

눈 뜨고 둘러보니

난 이미 혼자였다

그리 오래 좇아온 것들

먼지처럼 부서지고

 

내가 알던 말들과

굳게 믿은 약속이

더는 아무 의미 없다고

서슴없이 버려지면

 

넌 어떡하겠니

난 어쩌면 좋겠니

세상이 더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면

넌 어떨 것 같니

난 어떻게 하니

 

정말이지 이제

난 어쩌면 좋겠니

모두가 놀리듯이 날 둘러싸며 웃지만

절대 헤어날 수가 없다면

넌 어떨 것 같니

난 이제 어떡해야만 하니

 

눈 뜨고 둘러보니

난 이미 혼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