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닮은 시

장키키

난 거짓말쟁이야

단 한순간도 솔직한 적이 없었어

토마토도 길고양이도

널 사랑한단 것도 전부 거짓말이야

 

이기적이라 욕해도 상관없어

나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별것 아닌 일에 또 웃음 짓지 마

바보 같으니까

 

깨진 유리잔을 채워 축배를 들자

우리의 피를 닮은 시를 써내리자

저 벼랑 끝에 맺힌 실없는 약속

영원히 영원히

 

널 무시하고 짓밟는 날

가차 없이 떠나보내 줘

함께하던 모든 순간

원한 적도 바란 적도

없다며 한숨에 잊어 줘

 

비겁하게 군다 해도 할 말 없어

나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 이상 애써 내게 웃지 않아도 돼

여기까지니까

 

깨진 유리잔을 채워 축배를 들자

우리의 피를 닮은 시를 써내리자

저 벼랑 끝에 맺힌 실없는 약속

영원히 영원히

 

실은 나 널 여전히 사랑해

바보 같은 건 나란 걸 잘 알아

차라리 모질게 말해 줘

뒤돌아보지 않고 떠날 수 있게

 

깨진 유리잔을 채워 축배를 들자

우리의 피를 닮은 시를 써내리자

저 벼랑 끝에 맺힌 실없는 약속

영원히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