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이들이 모두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니까

임정혁

서천 읍내 로터리

터미널을 지나

용산에서 넋을 놓고

하염없이 졸다가

 

까치산에 버려진

낡은 따릉이 타고

석촌호수까지 가면

난 숨질지 몰라

 

아이야

낡고 헤진 책갈피는

그대의 찬란한 모습

 

아이야

날 위한

예쁜 마지막 눈웃음

추억의 파편 조각 모음 해주렴

 

신탄진동 굴다리

연구 단지 지나

가락시장 뒷골목에

담벼락에 기대다

 

망원역에 둥지 튼

나의 분신이여

정처 없이 헤맨 곳은

자그만 온기의 흔적

 

아이야

낡고 헤진 책갈피는

그대의 찬란한 모습

 

아이야

날 위한

예쁜 마지막 눈웃음

추억의 파편 조각 모음 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