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나를 용서해

황병희

네가 곁에 없단 게 믿어지지가 않아

나에게 했던 이별의 말 농담이라 생각했었어

끝내 돌아서던 뒷모습

붙잡지 못하고 돌아서는 나

 

상처 입은 마음은 아물었다 했는데

여전히 남은 흉터가 날 하염없이 흔들고 있어

이젠 시간의 흐름 속에

희미하게 사라질 때도 됐는데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이

그렇게 따뜻했는데 왜 그때는 몰랐을까

혼자이고 나서야 너의 사랑을 알아버린

못난 나를 용서해

 

나는 여기 있다고 아직 남아 있다고

우리의 마지막 그곳에 내가 아직 남아 있다고

끝내 돌아올 수 없다면

네가 나 땜에 아파하면 좋겠어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이

그렇게 따뜻했는데 왜 그때는 몰랐을까

혼자이고 나서야 너의 사랑을 알아버린

못난 나를 용서해

 

아직 내게 남아있는 맘이 있다면

한 번쯤 기회를 줄 수 있니

 

나의 기억 속에 남은 모습이

더는 흐려지지 않게 내게로 돌아와 줄래

혼자이고 나서야 너의 사랑을 알아버린

못난 내게 돌아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