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붉어진 너의 눈은

거짓말을 숨기지 못하네

어색한 너의 말투가 거슬리게

 

부서지는 시든 꽃처럼

조각나 짓밟힌 채로

나를 더 초라하게 해

 

넌 왜 네 옆에 나를 둔 건지

아무렇지 않게 사라져 날 버리는 건지

 

또 넌 날 애태우려는 건지

날 불안하게 해 왜 날 잠 못 들게 해

 

다 무너진 밤 네가 없는 날

이젠 널 드러내지 못해

삼켜버린 마음은 한숨에 머물러

 

이미 부서진 걸 다 알면서도

숨 막히도록 온몸을 짓눌러

 

나를 좀 채워줘

내게 다시 피어줘

가득하게

 

뜯겨지는 꽃잎처럼

너에게서 떨어진 채로

볼품없이 시들어가

 

못된 넌 내 마음이 하찮은지

터트리고 찢어 불태우고 또 태워

 

넌 날 여기 덩그러니 남긴 채

멀리도 갔네 저물어 간다

 

휘청 거리다

난 주저앉아 재가 된 맘을 주워 담다

흘러내린 마음을 다 삼켜 버리고

 

매일 조금씩 다 언제 지워질까

숨 막히도록 온몸을 짓눌러

나를 채워줘

내게 다시 피어줘

 

떨어져 버린 시든 꽃처럼

부서져

잔뜩 붉어져

내게 다시 피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