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emone
0% (Zero Percent)잔뜩 붉어진 너의 눈은
거짓말을 숨기지 못하네
어색한 너의 말투가 거슬리게
부서지는 시든 꽃처럼
조각나 짓밟힌 채로
나를 더 초라하게 해
넌 왜 네 옆에 나를 둔 건지
아무렇지 않게 사라져 날 버리는 건지
또 넌 날 애태우려는 건지
날 불안하게 해 왜 날 잠 못 들게 해
다 무너진 밤 네가 없는 날
이젠 널 드러내지 못해
삼켜버린 마음은 한숨에 머물러
이미 부서진 걸 다 알면서도
숨 막히도록 온몸을 짓눌러
나를 좀 채워줘
내게 다시 피어줘
가득하게
뜯겨지는 꽃잎처럼
너에게서 떨어진 채로
볼품없이 시들어가
못된 넌 내 마음이 하찮은지
터트리고 찢어 불태우고 또 태워
넌 날 여기 덩그러니 남긴 채
멀리도 갔네 저물어 간다
휘청 거리다
난 주저앉아 재가 된 맘을 주워 담다
흘러내린 마음을 다 삼켜 버리고
매일 조금씩 다 언제 지워질까
숨 막히도록 온몸을 짓눌러
나를 채워줘
내게 다시 피어줘
떨어져 버린 시든 꽃처럼
부서져
잔뜩 붉어져
내게 다시 피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