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다비치

점점 지쳐만 가는

많이 무료한 날들

하루 끝의 나를 돌아보기도 싫어

나도 내가 아쉬워

꿈이라 어려워 그런 감각은

 

그러다 어느 날 나는

먼지 쌓인 서랍장을 열어보니

방긋하고 웃어버리며

이 타임캡슐 어릴 적

내가 쓴, 내게 쓴 말 한가득

 

곱게 접어 묻어둔 편지 한 장

느렸어도 즐겁던 거북이와 나

잠깐 멈춰

살짝 열어

한참 서서 시간을 잇다가

 

어디까지 갔나요

또 어떤 어른이 됐나요

언젠가 내가 마주할

아주 먼 미래의 넌

그 꿈을 이루나요 난

 

어디 쯤에 온 걸까

나도 모르고 왔단 말이야

언제나 뭔갈 되뇌던

아주 먼 과거의 기억

어떤 꿈을 꿨던 걸까 난

 

어제의 나를 담은 일기장과는

달리 생각보다 훨씬 많이 당찬

환한 여정

활짝 펼쳐

나아가려던 꼬마 아이잖아

 

어디까지 갔나요

또 어떤 어른이 됐나요

언젠가 내가 마주할

아주 먼 미래의 넌

그 꿈을 이루나요 난

 

어디 쯤에 온 걸까

나도 모르고 왔단 말야

언제나 뭔갈 되뇌던

아주 먼 과거의 기억

어떤 꿈을 꿨던 걸까 난

 

먼지 쌓인 서랍과 남아있던

그 작았던 꼬만 자라있어

우리는 오늘 만난 거야

다시 가 볼게

네 손을 잡은 채

 

어디로 가 볼까요

어떤 삶이 되어볼까요

우리가 두 손 잡으면

다가올 미래에서

무엇도 두렵지 않아

 

어디도 못 갔지만

웅크려 있었던 것 뿐이야

이제 다시 툭툭 일어서

한 걸음 두 걸음 널

믿고서 난 걸어갈 거야

 

널 보게 된 마지막

우리가 만난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