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오는 시간

임재범

작별하듯 해는 붉게 슬프고

축복하듯 거리엔 또 불이 켜지고

넘치는 노래가 허공을 채우면

오롯이 남아있는 니가 온다

 

헝클어져 있던 모든 기억이

또 하나 또 하나 깨어나 움직여

 

가시 같았을까 난 너에게

꽉 안으면 안을수록 더 아픈

사막이었을까 그 황량한

나 떠나고 니가 서있던 그곳은

 

 

그때 나는 세상을 쉽게 잘랐고

또 이어 붙여보면

낮과 밤이 달랐고

사랑에 파괴된 니가 보여준건

꼭 기쁨만 사랑은 아니라는것

 

헝클어져있던 모든 기억이

후회로깨어 날 치는 기억이

 

불길이었을까 같이 타는

날 안으며 안은채로 재가 될

어둠이었을까 그 캄캄한

나 떠나고 니가 서있던 그곳은

 

너는 들었을까 그리움을

숨죽이고 참고 참는 소리를

너는 들었을까 내 세월을

널 떠난적 없이 서있는 마음을

또 매일밤 다시 치르는 작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