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도 괜찮은 러브

베리코이버니(verycoybunny)

내 마음은 태양을 닮아서

작은 상자엔 담을 수 없어

꽁꽁 숨겨 놓으려 해도

빛이 새어 나와

 

조금 낡고 빛바랜 우산 속에

미끄러운 마음 둘이 서 있어

비에 젖어도 아무렇지 않게

노랠 할 수 있지

무지개를 향해

 

우리 사랑은 헐렁한 양말처럼

자꾸만 흘러내려 벗겨지지만

여름 비를 느낄 수 있어

웅덩이를 첨벙첨벙 뛰어넘을 거야

무서워하지 마 내가 너를 지켜줄 거야

 

너의 이름을 살며시 부르면

고양이처럼 귀를 쫑긋 세워

햇살 가득한 그네 미소가

내 품에 깊이 닿아

돌고 돌아왔어

 

우리 사랑은 느슨한 리본처럼

예쁘게 묶어도 자꾸 풀리지만

바람이 불어도 괜찮아

우리가 묶어둔 흔적이 깊게 남아 있어

언제든 서로에게 닿을 준비가 된 거야

 

우리 사랑은 종이비행기처럼

멀리 날아가 멈추기도 하지만

구름을 다 느낄 수 있어

흔들리는 우리를 춤 추게 만들 거야

서로의 창가에 차분히 내려앉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