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시

우은호

퍼진 봄에 뿌예질 때면 맘을 비벼봐도

아득히 멀어진 날이 여전히 좀 그리운 가 싶고

 

눈을 감고 숨을 고르다 이내 선명해진 향기가

애써 찡그린 눈가에 붙어 날리지 못 하고

 

보고픈 너만 왜 또렷한 걸까

그새 근시가 심해진 걸까

 

익어버린 녹진한 맘은 도무지 잘 녹지를 않고

두 눈을 가린 채 애먼 초점을 또 흐리게 해

 

보고픈 너만 왜 또렷한 걸까

그새 근시가 심해진 걸까

 

그리운 걸까 혹 외로운 걸까

덧없는 맘이 미워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