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울

예온

한 방울, 두 방울 내리는 이 빗소리

지붕 적시며 스며든 숨결

차가운 기운에 발끝이 시려와도

그저 조용히, 눈을 감았지

 

마루 끝에 앉아 조용히 숨을 고르고

젖은 바람에 네가 생각나

무심한 비가 흐르는 창 밖을 보며

우리의 마지막 말을 떠올렸어

 

지나간 계절 속에 네 목소리 맴돌고

말 없이 흐르던 눈빛이 아직 선명해

차마 꺼내지 못한 그 말들이

빗물에 섞여 떨어지네

 

빗소리 따라 흘러가는 기억

여름 끝에 남겨진 너의 목소리

모든 게 사라져간다 해도

마음은 그대로 그 자리에

 

낡은 담요 속 네 온기를 느끼며

작은 흔적에도 너를 다시 꺼내

흘러내리는 창에 이름을 써봐도

손끝에서 흩어져 버리네

 

무너진 밤의 끝자락에 나란히 서서

너의 그림자를 따라 걷고 있는 나

어디쯤에 있을까 너는 지금

같은 비를 듣고 있을까

 

빗소리 따라 흘러가는 기억

창가 너머로 스친 너의 목소리

모든 게 사라져간다 해도

마음은 그대로 그 자리에

 

혹시 너도 지금,

어디선가 이 비를 듣고 있을까

그럼 나처럼 너도

잠시 멈춰 서 있진 않을까

 

빗소리 따라 흘러가는 기억

여름 끝에 남겨진 너의 목소리

모든 게 사라져간다 해도

마음은 그대로 그 자리에

 

빗소리 끝에 남은 그 한 마디

계절이 데려가버린 너의 뒷모습

돌아오지 않을 걸 알면서

그래도 나는 너를 기다려

 

비는 그치지 않고

너는 아직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