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렸어

대건

언제부터일까

하루의 전부를 썼던

너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았고

가끔은 널 떠올렸지만

더 이상은 아프지 않았어

 

익숙해서일까

애써 미워할 핑계를

다 써버린 걸까

다시 올 수 없는 널

데려와 달라고 떼를 쓰던

난 더 이상 울지 않았어

 

참 오래 걸렸어

네 손을 놓으면

너의 기억 속에 난 그저

잊혀진 사람이 될까 봐

 

이별을 미뤘어

이젠 널 사랑한

그때처럼 웃을 수 있어

이별을 배우기까지

참 오래 걸렸어

 

미워하기보단

무너지는 내가 싫어

이별을 미뤘어

미루고 미뤄뒀던

이별은 어느새

네가 없어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어

 

참 오래 걸렸어

네 손을 놓으면

너의 기억 속에 난 그저

잊혀진 사람이 될까 봐

 

이별을 미뤘어

이젠 널 사랑한

그때처럼 웃을 수 있어

이별이 지나고 난 뒤

 

또다시 찾아올

사랑이 너였다면

우린 달랐을까 여전히 사랑했을까

 

오래 걸렸어

묻고 싶은 말과

이별의 이유조차

인정할 수 없어서

꼭 붙잡고 있던 너의

손을 놓으면

정말 끝일까 봐

잠시도 놓지 못했던

이젠 네 손을 놓을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