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서 만나

승민

인사가 너무 늦어 미안해

이젠 말할게

마치 너는 늘 내 곁에 있을 것 같아

미처 보내려고 했던 맘을 삼킨 것 같아

미안 미안해

다른 말이 아니라

이게 마지막 인사라서 미안해

나는 이제서야 비록 너무 늦은 안녕을 해

 

어지러이 흩어지던 그런 날에 너 있어서

그저 너의 품에 울었어

그 모든 순간을 다 꼭 감은 두 눈에 담고서

 

기억에서 만나

이젠 웃는 얼굴로

기다림 없는 말로

더 안을게

더 들을게

아직 놓지 못하지만 나

다시 돌아온다 했던 그 말

그걸로 됐어 여기서 내가 널 부를게

 

바라지 않을 약속일까 봐

이것마저도

모두 지나버린 후회만 또 남아서

여태 져버렸던 약속들을 괜히 되뇐다

나는 무서웠어

함께한 날들이 다

아프기만 했던 기억이 될까 봐

차라리 모두 잊으면 조금은 나아질까 봐

 

아스라이 흐릿했던 그런 날에 너 있어서

그저 너의 품이 좋았어

그 모든 순간이 다 널 되돌려놓을 그 때에

 

기억에서 만나

이젠 웃는 얼굴로

기다림 없는 말로

더 안을게

더 들을게

아직 놓지 못하지만 나

다시 돌아온다 했던 그 말

그걸로 됐어 여기서 내가 널 부를게

 

한참을 적었다 지웠다 또 적었던 네 이름은

대답 없겠지만

선명히 새긴

그날에서 널 기다려

 

안녕 잘 지내

기억에서 만나면

더 안을 걸

더 들을 걸

아마 후회하겠지만 나

다시 돌아와 준다면 그날

거기 서있을게 이젠 헤메이지 않게

멀리 돌아와도 그땐 내가 널 찾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