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은 죽었다

FDR (에프디알)

오랜만이야 잘 지내?

이렇게 마주치게 됐네

그니까, 괜히 담배나 태워

어색해서 그래

여기서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네

술이나 한잔해

항상 먹던 맥줏집은

어느새 간판이 다른데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가자

어떤 얘길 해야 하나

어디서 일하니

"같은 곳 다른 월급"

꿈이 멀어진 얼굴은

대답해 다음 월급

돈 얘기해

"넌 아직도 음악 하니" 서른

"대단하네 낭만을 챙기네"

역시 젊음

"예전과 다르게 돈벌이도 나아졌겠네"

"얼마 벌어 요샌 세 자릿수는 벌긴 해?"

추억은 사라졌군 대답은 no

대충 둘러대고 기억하니

우리 그때 그 시절의 memories

"기억나는데 뭣하러

안 좋은 얘길 해

다 잊었으니 좋은 얘기하자"

애매해질 때면,

담배 한 대 피우고

피우고 또 피면

출근에 치여 빨라진

잔 부딪히는 소리

취기에 아까

쉬쉬하던 말들은 다시

ye 노이즈 캔슬링

아 의미가 없구나

뭣도 부질없군

낭만은 이미 죽었다

내게도 너에게도

시간이 지나면 원래

다 이렇게 된다고

붉게 물든 얼굴도

화색이 될 거라고

거름종이 밑에 쌓인 투명한 성수

버릇처럼 홀로 생각에 잠긴 얼굴

인연이란 게 그런가

만날 놈은 만난다고

아니 끼리끼리라고

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거라고

누가 그랬는데 기억도 안 나네

Time flies, we changed a lot

그땐 몰랐지 마지막일지도 몰라

술 한 잔에 울고 웃던 추억들도

사라져 가네

we laugh,

then we drink,

then we lie

괜찮아질 거라 했던 말

다 거짓말이었다고

다 거짓말이었다고

낭만 일기처럼

해가 저물 때면

어릴 때 자주 듣던 곡을 틀자

암막 커튼 뒤 숨어

비어가는 방을 볼 때면

홀로 앉아 뒤를 돌아봐

빛이 나네 홀로 봤어

밤하늘의 별

흙을 털어 내고

다시 일어났었던

그때를 생각해 봐

무슨 일이든지

해볼 만하다고 했어

길을 아는 길치처럼

네게 해준 위로는

내 complex

우리 넘어져도 되니까

갖자고 마음 넓게

원하는 게 뭐야

그걸 갖자고 깊게

땅을 팠지 이제 찾으면 되잖아

figure out 나 이제 알았어

그게 뭔데 찾았어?

수많은 것들 끝에

놓친 게 좀 많아서

봤더니 그냥 말을 말았어

원치 않는 현실을 보고야 말았어

대답해 만만해 보여?

아니 너무 멀어 보여

낭만을 찾기엔 시간이

너무 빨라 보이지만

그때 알았어 꿈은

그냥 보고 가는 표적

언젠가 중심을 찌르겠지 하면서

Time flies, we changed a lot

그땐 몰랐지 마지막일지도 몰라

술 한 잔에 울고 웃던 추억들도

사라져 가네

we laugh,

then we drink,

then we lie

괜찮아질 거라 했던 말

다 거짓말이었다고

다 거짓말이었다고

낭만 일기처럼

해가 저물 때면

어릴 때 자주 듣던 곡을 틀자

암막 커튼 뒤 숨어

비어가는 방을 볼 때면

홀로 앉아 뒤를 돌아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