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가는 길

윤대천

아무 약속도 없는 날 저절로 눈이 떠져

이른 아침인데도 다시 잠에는 못 들고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흘려보낸다

잠깐 눈이라도 붙일까 눈을 감으면

자꾸 떠오르는 너에게 말을 건네고

다시 뛰려는 나의 가슴에 손을 얹는다

설레는 마음으로 너에게 가는 내 발걸음

한시라도 얼른 너의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다

설레는 마음도 잠시 조급해져만 가고

보잘것없어진 나는 내가 마음에 안 들고

너의 모습도 보지 못 한 채 나를 흔든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에게 가는 내 발걸음

머뭇거릴 수 없어 멈춰있을 수 없어 날 다그쳤지

네게 가는 길 위에서

어색하고 모자란 마음뿐일지라도 난 걸어가

나는 네게 전할 말이

아직 많이 남았어 네게 닿을 때까지 난 걸어가

조급한 마음 이끌고 나를 보채던 내게

너무 힘들고 지칠 땐 쉬었다 오라며

진심 어린 위로에 숨을 돌린다

다급한 마음으로 놓쳐버리고 만 순간들

머뭇거렸던 공간 멈춰있었던 시간 뒤돌아봤지

네게 가는 길 위에서

어색하고 모자란 마음뿐일지라도 난 걸어가

나는 네게 전할 말이

아직 많이 남았어 네게 닿을 때까지 난 걸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