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리오

장민호

잊으리오

나 그대 이름을

잠시 내 곁에 머문 그대

문득 나 생각날 때만

몰래 그 모습 그리오

 

가시리오

맺지 못한 채로

가질 수 없는 그대이기에

고이 나 접어두었던

숨겨왔던 마음 그댄 알까

 

어느샌가 조용히 다가와서

가슴속에 가득 피어난 그대

붙잡을 수도

보낼 수도 없었던 나

 

잊으리오

나 그대 이름을

봄꽃처럼 머문 그대

 

잊으리오

한여름 밤 꿈결 같던

마음속에 묻을 날들

 

하염없이 바라본 달빛처럼

가슴속을 환히 비춰준 그대

가질 수 없는

놓을 수도 없었던 나

 

잊으리오

나 그대 이름을

봄꽃처럼 머문 그대

 

잊으리오

한여름 밤 꿈결 같던

마음속에 묻을 날을

 

한없이 외롭던 시간 속에

찾아와 날 감싸준 그대

지우려 해도 끝내 다시 움터오는

그대를

 

잊으리오

내 어찌 그대를

봄비처럼 내린 그대

 

잊으리오

첫여름 날 비춰주던

햇살 같은 그날을

 

가시리오

그대 손길 따라

물들어버린 날 두고

 

잊으리오

가득히 쌓여만 가는

그댈 향한 내 마음을

 

잊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