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공원

안녕하세요

먼 곳으로 소리를 보냅니다

저는 깊은 이곳에 있습니다

제발 알려주세요

이곳은 당신의 마음속입니다

나가야 한다면 내게 말해줘요

 

겁 없이 끄덕였던 내 고개를 탓할까요

함부로 뜨거워졌던 마음은 또 어떻고요

오늘은 지난밤을 탓하기로 해

부서졌던 커튼 틈을 미워하기로

 

발을 박고서

조금 더 깊어지면 안 될까요

내가 있는지도 모르게요

숨 참고서

머리까지도 잠겨버릴까 봐요

하지만 너만은 알아주세요

 

그렇게 된다면

어떡하죠

 

겁 없이 끄덕였던 내 고개를 탓할까요

함부로 뜨거워졌던 마음은 또 어떻고요

영원을 모른다고 소리쳐봐도

끝나지 않는 메아리가 돌아와요

 

괜찮아요

미워하기로

돌아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