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널

이현

난 아낌없이 주려 했어

나의 모든 것을 다

뺏어가 줄래

 

우린 피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었어

운명의 말처럼

 

비 내리는 이 길

그 속에서

꺼져가는 우릴

지킬 줄 알았어

 

나는 널 사랑하고도

더 외로워져만 가

그저 빗속을 같이

걷고 싶었을 뿐인데

 

시계를 부숴도

어쩔 수 없는 우리라면

기적 같던 그 추억 하나로

널 이쯤에서 놓아줄게

 

널 이쯤에서 놓을게

 

갈 곳을 잃어버린 날들

어떤 운명조차

널 품질 못해

 

세상의 날카로운 비도

함께 걷는다면

난 우스웠는데

 

후회만 허락될 줄

다 알면서

다 꺼져가는 우릴

지키고 싶었어

 

나는 널 사랑하고도

더 외로워져만 가

그저 빗속을 같이

걷고 싶었을 뿐인데

 

시계를 부숴도

어쩔 수 없는 우리라면

기적 같던 그 추억 하나로

널 이쯤에서 놓아줄게

 

난 무너지고야 말겠지

그래도 널 잃을게

 

더는 널 사랑할 수도

기다릴 수도 없어

그저 지켜낼 수 없었던

약속만 남긴 채

 

널 만나 이유가 생긴

내 모든 순간 숨을

기적 같던 그 추억 하나로

그래도 잘 살아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