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굿굿

컴퓨터용 수성 사인펜 끝

나란히 걷는 연인의 손끝

신부 팔짱 낀 아빠의 눈끝

엄마 손잡는 아이의 손끝

 

세상의 모든 떨림은

세월의 나이테 속에 남겨져

 

떨림은 노래가 되어 내 가슴에

다시 맥박을 새기고

맥박은 노래가 되어 누군가의

가슴에서 다시 뛸 거야

 

지나온 모든 산과 골짜기

더듬으면 가사가 되었고

꺾어 온 모든 꽃과 가지도

어느 악보엔 남아 있겠지

 

세상의 모든 떨림은

세월의 나이테 속에 남겨져

 

떨림은 노래가 되어 내 가슴에

다시 맥박을 새기고

맥박은 노래가 되어 누군가의

가슴에서 다시 뛸 거야

 

튀며 도는 내 삶도 언젠가

엘피바 한켠에서 익어 가겠지

 

떨림은 노래가 되어 내 가슴에

살게 할 박동이 되었고

언젠가 모든 박동이 멈추는 날

나의 노래도 끝이 날 거야

 

다른 떨림에 자리를 내어 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