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라비

등아

고백

슬퍼하지 않을 거예요

일방적인 관계의 절단에

없어져 봐야 온다는

뼈저린 고독의 속편을

미리 알아챘어야 했는데

 

처음엔

의문만 가득했었던

일방적인 관계에 쏟아준 마음

도대체 왜 교환은 고사하고

무작정 퍼다 날라 준 사랑의 증거들이

내가 당신들 몸에서 나왔다는 핑계로

해결이 되었는지

 

일종의 앙갚음이었으니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자장자장

곱게 잔다 우리

 

건너편의 젊은 아가씨를 보며

눈시울을 붉히던 이유를

내가 잠에 든 지 확인하고 난 뒤

터뜨린 곡소리의 이유를

끝까지 알아주지 못한 잘못을

고스란히 떠넘겨도

바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렴 어떠냐고 말해줄

당신을 미워해요

 

일종의 유산이었으니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자장자장

곱게 잔다 우리

 

이기적으로 살아달라는 부탁을

한사코 거절 놨던 이유를

힘겹게 적어 가던 가계부의 숫자

그 출처를 밝히지 않은 이유를

나 몰라라 방치해두고 계속해

고혈을 빨아내어도

바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렴 어떠냐고 말해줄

당신을 미워해요

 

애지중지 손도 못 대게 했던

잘 열리지도 않는 서랍장 안에

내 사진이 들어있지 않았기를 바랬어

내 사진이 들어있지 않았기를 바랬어

 

기나긴 복수가 이루어진 그 날

너덜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차가울 수 있기만를 바랬어

이해할 수 없기만을 바랬어

 

내가 당신이란 사람을 완벽히

배웠을 때 피운 하얀색 꽃말을

끔찍하게 받아 값지게 되돌려줄

증오의 또 다른 이름을

이 따뜻한 괴로움을 버리지 못해

역시 똑같은 절차를 밟는대도

바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렴 어떠냐고 말할

내가 미워요

내가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