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도망치고 있었다

연수

말없이 다가와 나를 벗겨주며

그대는 내게 와 나를 채워주네

꿈 같은 순간들 난 원했지만

내 환한 얼굴 뒤 가려진 방황의 줄은

힘껏 나를 당기고

내 마음도 나를 못 본 체해

그대는 말했죠

듣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그대는 말없이 도망친 사랑 같은걸

찾아 데려와 품에 안고 무너지는 나를 보네

 

말없이 다가와 또 나를 벗겨내며

그 사랑을 쥐고서 내 마음에 던지네

꿈 같은 순간을 원했지만

불 꺼진 마음 뒤에 타버린 나의 심장은

홀연히 날 두고서

부서지는 나를 못 본 채

어디론가

 

내 사랑이 도망치고 있어

그 옆에 나란히 내가 있어

두렵진 않았지

슬프도록 미운

불안한 사람일 뿐

 

솔직한 대답을 원한다면

그대를 사랑한 적은 없죠

빨개진 웃음과

마주한 나를 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