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내기도 어려운 말

Taehun (이태훈), 진수영

한 번 더 비가 내리고

새로운 물기가 바닥 위를

덮은 채 다 못 마르고

밤새워 축축한 발걸음

 

얽혀있지 않은 자유로운 구름들이

푸른 하늘 위로 기다랗고 새하얀

길을 내며 끝없이 끝없이 뻗어 나가고

순간 발밑으로 쏟아져 내리는

 

한 번 더 저 빗속으로

피할 수도 없이 촘촘하게

그물에 엉켜 버리듯

내리는 빗속에 가만히

 

소리를 듣네 빗소리 흐르네 흘러가는

유난히 소란을 피우며 떨어지네

떨고 있는 무수히 많은 물방울이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