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권장혁

아무도 몰라

우리의 여름밤이

얼마나 길고 위태로운 건지

무서운 비가

아프게 내리치면

서로의 불을 꼭 지켜 주자

온 세상을 남김없이 태우자

울음까지 말이야

비명으로 가득한 노래를 부르자

절대 꺼지지 않도록

우리는 알아

우리가 피울 꽃이

얼마나 짙고 아름다운 건지

태울 게 없는

온몸이 떨려 오면

서로의 불을 더 내어 주자

온 세상을 남김없이 태우자

울음까지 말이야

비명으로 가득한 노래를 부르자

절대 꺼지지 않도록

온 세상을 남김없이 태우자

울음까지 말이야

비명으로 가득한 노래를 부르자

절대 꺼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