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

신의정

이 밤 나를 감싸는 달빛의 향기

멈춘 듯 차고 잔인했던 생이

비로소 되찾은 온기

화살은 이미 시위를 떠났고

길고 긴 침묵의 끝

이제 모든 걸 운명에 맡긴다

시간아 좀 더 느리게

느리게 아니 빠르게

흘러가 주렴

이 밤이 지나면 모든 게 변할 테니

이 떨림이 아파서 눈을 감을 수 없네

그 끝이 비극이라도